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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구조의 변화/플랫폼 수익모델

디지털 경제의 특징과 시사점: 한국조세연구원, 재정포럼 2018년 7월호(제265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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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경제의 개념

“디지털 경제”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Don Tapscott의 책 The Digital Economy: Promise and Peril in the Age of Networked Intelligence 로 알려져 있다. 1996년 발간된 이 책에서 Tapscott은 디지털 경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definition)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이 경제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Tapscott(1996)에 의해 디지털 경제라는 용어가 소개된 이후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새롭게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경제에 대한 많은 연구가 발표되었으며 이들 연구에서는 대부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제(an economy based on digital techno logy)”라는 간단하고 광범위한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1990~2000년대의 연구는 주로 인터넷에 국한하여 디지털 경제를 설명하고 있는 데 비해,최근의 연구에서는 인터넷뿐 아니라 모바일 기술, 사물인터넷(IoT) 등 새롭게 발달한 관련 기술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우버 · 에어비앤비 등의 디지털 플랫폼, 페이스북(Facebook) 등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앱스토어 등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거래뿐 아니라 의류 · 식품 등 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거래되던 재화의 전자상거래(e-commerce) 역시 디지털 경제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3. 디지털 경제와 플랫폼(platform)

앞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다양한 종류의 경제적 비용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소개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디지털 경제하에서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플랫폼(platform)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플랫폼이란 “특정 장치나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을 뜻한다. 최근에는 이
러한 본연의 역할 이외에도 플랫폼에서 파생될 수 있는 재화나 용역을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즉, 플랫폼이란 특정 재화나 용역의 공급자와 수요자 등 복수 그룹의 사용자들이 참여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 대한 논의는 디지털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표 Ⅱ-2>에서는 대표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유형 및 그 예를 제시하고 있다.

거래되는 재화나 용역의 종류, 거래 방식, 수익창출 방법 등의 차이는 있지만 앞에서 제시된 디지털 플랫폼 유형들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시장 참여자의 “거리”를 줄여 거래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거래되는 재화 또는 용역은 의류와 같은 전통적인 재화일수도, 전자음원과 같은 디지털 재화일수도 있다. 수익창출 방법의 경우 재화 · 용역의 수요자 또는 공급자 또는 모두에게 수수료로 받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고, 광고료를 받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표 Ⅱ-2>에 제시된 “공유경제(Sharing Ec onomy)” 디지털 플랫폼이 있다.6)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이들 공유경제 중개 기업은 특정 서비스의 수요자와 해당 서비스를 창출하는
자산을 보유한 공급자 간의 시장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데,7)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비대면 거래는 인터넷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은 해당 비즈니스 모델의 필수요소 중 하나이다.

4. 양면시장(Two-sided market)으로서의 디지털 플랫폼

대부분의 디지털 경제활동이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경제는 양면시장 혹은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의 특징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면시장이란 상호간에 혹은 적어도 한 그룹이 다른 그룹에 네트워크 효과를 제공하는 두 그룹의 사용자(예: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서로 다른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이때 네트워크 효과란 특정 재화 또는 용역의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개별 사용자의 해당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가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다시 직접적인 네트워크 효과(direct network effect)와 간접적인 네트워크 효과(indirect network effect)로 구분된다. 직접적인 네트워크 효과란 자신이 속한 그룹의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것이 해당 그룹의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 기존에 전화를 사용하고 있던 사람들의 전화에 대한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반면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는 두 그룹 이상의 사용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그룹의 사용자 수 증가가 다른 그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때 발생한다. 특정 신용카드 회사의 가맹점 수가 증가하면 해당 신용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그 예다. 반대로 해당 신용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의 수가 증가하는 것 역시, 해당 신용카드 가맹점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게 된다. 이러한 구분을 따른다면 양면시장은 서로간에 혹은 적어도 한 그룹이 다른 그룹에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를 주는 두 개의 사용자 그룹으로 구성된 플랫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제시한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플랫폼들은 양면시장 혹은 다면시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베이와 같은 온라인 거래시장에서는 재화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공급자와 구매하려는 소비자 사이에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판매자의 수가 많을수록, 판매자 입장에서는 구매자의 수가 많을수록 해당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플랫폼 역시 차량을 운용하는 서비스 공급자와 서비스 수요자 사이에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양면시장의 예로 볼 수 있다. 또한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가 상호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쪽 방향으로만 존재하는 양면시장의 예도존재한다. 해당 플랫폼의 개인회원과 광고주로 구성된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경우 개인회원 수의 증가가 광고주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광고주 수의 증가가 개인회원의 페이스북에 대한 가치를 증가시킨다고 보기는 힘들다. 마찬가지로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도 유사한 양면시장의 특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8)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양면시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은 양면시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행태가 일반적인 기업과 다르기 때문이다. 양면시장에 대한 연구는 Rochet and Tirole(2006)이 발표된 이후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본고에서는 이들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양면시장의 특징과 주요 함의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한다.

양면시장의 첫 번째 특징은 네트워크 효과의 존재로 인해 수확체증(increasing returns to scale)의 속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많은 대규모 플랫폼에 참여하는 경우 더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해당 플랫폼에 참여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생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양면시장 플랫폼 간의 경쟁은 소수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시장지배자가 존재하는 형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신용카드 산업, 모바일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시장 등은 소수의 기업이 시장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기업이 한 그룹의 사용자에게 매기는 가격이 해당 사용자 그룹으로부터의 이윤뿐 아니라, 다른 그룹의 사용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윤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신문구독료를 높이는 경우 구독자 수는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광고주 입장에서는 해당 신문에 싣는 광고의 가치가 감소하게 되어 광고수입 역시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양면시장 플랫폼은 한 그룹의 사용자에게 아주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심지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가격탄력성이 낮은 사용자 그룹, 해당 플랫폼 서비스의 품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그룹에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것이 최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베이의 경우 구매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자에게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기를 제조하는 기업 역시 게임기 자체는 손해를 보면서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대신, 게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로부터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출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포럼 2018년 7월호(제265호) 현안분석1,디지털 경제의 특징과 시사점:경쟁 및 조세정책을 중심으로)

현안분석 1_디지털 경제의 특징과 시사점-경쟁 및 조세정책을 중심으로_김빛마로_kipf_18071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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