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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전시회) 우정 정응균 문인화개인전, 2025년 8월 20일~ 25일,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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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정응균 문인화개인전
‘온 누리에 수묵 빛’
2025년 8월 20일~ 25일
인사아트센터
사유의 깊이를 묵향에 담아내는 문인화가 우정 정응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오는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3층 G&J갤러리에서 ‘온 누리에 수묵 빛’을 주제로 작가의 최근작 30여 점이 펼쳐진다. 전통 문인화의 바탕에서 현대적 감성을 추구하는 작가의 격조 높은 먹의 번짐이 여백의 숨결로 드리워진 작품을 만나게 된다.
붓끝의 철학과도 같은 사유의 정신성이 중시되는 문인화가가 화선지 앞에 선다는 것은 여백에 대한 대응 이다. 우정 정응균의 작업에서 붓과 먹은 대상의 윤곽을 베끼는 도구가 아닌 시간을 삼키는 호흡과 같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작가의 채석에 담긴 특성은 깊은 울림이 있다. 이는 장식의 빛깔을 넘어 먹이 남긴 시간의 층 위에 자신의 절제된 호흡을 스미듯 담아내는 까닭이다.
정응균 작가의 그림에서 화면을 가득 채운 듯한 인상은 채움의 양이 아닌 비용의 질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헤아려야 한다. 이는 무엇을 그렸는가?'라는 형태의 미학이 아닌 화선지와 수육이 만나는 자리에서 붓을 거머쥔 운필의 특성이 어떤 리듬과 속도로 이루어졌는지를 읽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작품의 깊이에 닿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정 정응균의 조형적 운필과 형태적 언어는 전통 화론과는 사뭇 다른 붓질의 특성이 있다. 작가는 전통 화론의 범주를 조용히 넘어서는 고유의 어법을 스스로 일구어 왔다. 이는 무수한 운필의 경륜에서 체득된 개성의 감성이다. 이와 같은 작가의 특성을 헤아리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주요하게 살펴진다.
첫째, 작가의 선은 형상을 가두는 경계와 같은 보편적인 윤곽을 비켜서서 기운생동의 통로로 삼고 있다.
특히 작가는 붓에 스미는 먹을 적시는 분량과 위치의 특성이 남다르다. 나아가 종이와 만나는 각도까지 계산된 바탕에서 붓질의 속도까지 자유롭게 통제하는 절묘한 운필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내달리는 붓질과 갑자기 멈추는 절제 속에 마른 붓과 젖은 붓이 교차하면서 기운생동(氣韻生動)의 화면이 피어나고 있다.
둘째, 작가는 먹의 농담을 명암의 대비를 넘어 시간이 켜켜이 쌓인 층위로 다루고 있다. 그의 붓끝에서 흘러나온 먹물은 아득한 과거와 찰나의 현재가 교차하는 시공간의 감성을 그려낸다. 이는 의도된 발묵(潑墨)의 흐름과 계산된 마름의 경계를 자유롭게 통제하는 오랜 경륜에서 가능한 일이다. 예측할 수 없는 운명처럼 번지고 스며드는 우연의 미학과 같은 먹의 흔적을 정교하게 다루는 기량을 주목 해야 한다. 이는 수묵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지인 먹빛의 절창(絶唱)이다.
셋째, 작가의 작품에서 여백은 통속적인 비움과 다른 심층적인 감성을 침묵의 서사로 품은 깊은 공간과 같다.
무수한 이야기가 응축된 침묵이 보이지 않는 깊이로 스며들어 시간이 정지한 듯 고요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수한 순간들이 증증이 쌓여 미세하게 호흡한 다. 관조의 눈길로 건너갈 수 없었던 감성의 결이 여백의 숨결로 빚어진 것이다.
이렇듯 운필의 형상과 언어와 먹의 시간, 그리고 여백의 침묵이 서로 응답하는 세 갈래의 독장적인 특성에서 작가는 삶의 서정을 현재형으로 소환하고 전통의 문인 정신을 청아한 현대적 서사로 그려낸다. 이와 같은 먹과 여백의 대화 속에서 그의 화폭은 관조의 미학에서 벗어나 살아 숨쉬는 현대적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우정 정응균의 회화는 번쩍임의 기교가 아닌 축적된 정진이 빚어낸 호흡과 태도의 결과이다. 붓의 리등과 먹의 심증, 침묵으로 깊어지는 여백이 이를 증언하고 있다. 현대적 감성으로 밝힌 그의 먹빛은 낡은 형식을 넘어 깊은 사유의 언어로 우리에게 조용한 치유와 정화의 숨결을 건넨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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