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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이정록
털 뽑기 까다롭거나
다듬기 어려운 데가 찰지다
닭모가지, 닭날개,
닭발, 닭똥집, 닭대가리
씩씩한 닭일수록,
살아 빛나게 다스렸던 부위다
삼복 더위를 건너지 못한
중병아리에게도
까탈스런 곳은 있다
멀찍이, 젓가락으로 건너뛰거나
우물우물 뱉아버리는 우리에게
이빨 새까지 따라와
힘줄을 겨루는 질긴 것들과
그 언저리가 숭엄하다
시집<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이정록 시집)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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