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摸索 산중모색
22thSOLO EXHIBITION 2020
2023. 8. 18 Fri - 8. 30 Wed
Opening 2023. 8. 18 5pm
山中摸索 산중모색
최근의 작업은 우리나라 산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을 부감한 시각에서 산의 골격이 한눈에 펼쳐지는 이미지의 표현이다. 산은 저마다의 고유한 아름다운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 모여 있을 때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반복되는 형상에서 어떤 일정한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근간으로 무수하게 갈라져 물이 흐르고 그 사이사이에는 인간의 삶을 포함한 생태가 깃들어 있다. 파쇄지라는 object로 이 거대한 생명의 숨결의 언저리에 다가갈 수 있을까는 내게 늘 화두가 되어왔다.
파쇄지라는 종이의 물성으로 붓에서 나오는 획의 유연함도 디레일도 농담도 흉내 낼 수는 없다. 그러나 거친 아리에르나 오브제 자체가 가지는 입체감 때문에 표현하기에 따라서 바위나 나무의 실재감을 오히려 더 느끼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 화면에 붙여진 작은 중이조각들은 붙인 방향에 따라 흐름을 형성하기도 하고,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optical한 이미지가 연출되기도 한다. 요즈음은 표현한 대상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대상들을 가깝게 만나기 위해서 내가 하는 행위들이다. 백개의 바위를 그리기 위해서 수많은 종이를 자르고 불이고 물감을 스프레이하고 다시 붓질을 하고 하는 지난한 반복된 행위들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물론 저변의 사전작업들은 더 긴 시간과 산행경험과 드로잉을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수많은 요소들이 모여서 하냐의 바위를 이루듯이 천개의 조각을 붙이고 만번의 붓질을 수행하듯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서 비로서 산을 영접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眞景山水는 실제의 山水풍경을 말하는 것이 아닌 山水풍경을 이루는 이치가 산수에 함축된 참된 산수풍경을 말한다고 한다. 산은 쉽게 자기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부단한 '山中摸索'을 통해서 깨달아 가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얻는다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닌 만들어가는 행위, 프로세스 속에서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 이정원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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