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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라 봄바람아
김용택(1948~)
강변을 너무 오래 걸어서
내 발등에는
풀잎이 아닌
이슬이 아닌
꽃잎이 떨어진다.
산을 너무 오래 바라보았는가.
산을 기대고 선 내 슬픈 등을
산은 멀리 밀어낸다.
봄이 와서
꽃들이 천지간에 만발하고
나는 길을 잃었다
너는 어디에서 꽃피느냐
인생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흩날리는 꽃잎을 뚫고 강 길을 걸어온 것 같구나.
그래도 나는 꽃핀 데로 갈란다.
막히고 허물어지고 사라진
길을 걸어온
슬픈 내 발등을 들여다보며
슬픈 발등을 자꾸 쓰다듬으며
울던 날들,
강변을 너무 오래 걸어서
강변을 너무나 오래 걸어서
내 발등에는
이슬이 아닌
서러운 꽃잎들이
날아와 박힌다.
불어라 봄바람아
울어라 봄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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