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제품개발 조직의 발전 과정과 매트릭스 조직
장성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매트릭스 조직이 뭐길래? 금융지주 도입 붐
2011.08.24 14:38
“같은 금융그룹내에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가 각각 따로 영업한다면 조직 이기주의가 작용해 각자 따로 놀 수 밖에 없죠.”(한 금융지주사 임원)
주요 금융그룹들이 최근 매트릭스 조직체계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금융그룹 내에 계열사 법인단위 중심으로 짜여진 조직체계와 별도로 투자은행(IB)이나 자산관리(WM) 부문장을 둬 주요 사업부문을 총괄 관리하게 하는 조직체계를 일컫는다. 쉽게 말해 그룹 내 은행의 IB부문과 증권사의 IB부문을 한 부문장 아래 두는 것. 계열사의 틀을 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 부문(WM·PB)을 중심으로 한 매트릭스 조직 도입여부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도 다음달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에 한해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08년 가장 먼저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했다.
◆ 조직 이기주의 극복·그룹 효율성증대 ‘장점’
전문가들은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하면 계열사별 조직 이기주의를 막을 수 있고 그룹내 비효율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HSBC나 씨티그룹의 경우 오래 전부터 매트릭스 조직체계를 도입해 고객에 맞는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우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직이 비대해지면 계열사 법인 별로 조직 이기주의가 생겨 진정으로 고객과 그룹에 도움이 되는 사업구조를 가져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직체계가 잘 도입되면 종합 자산관리를 원하는 고객이 금융그룹에 문을 두드릴 경우 은행과 증권, 보험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는 균형잡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원하는 A고객이 매트릭스 조직이 아닌 B금융그룹 소속 C은행에 자산관리를 맡겼다고 하자.
이 은행 임직원 입장에선 이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최대한 뽑아내기만 하면 되므로 같은 계열 D증권사나 E보험사의 자산관리 상품을 소개하기 보다는 은행상품 위주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금융그룹 전체 매출에도 도움이 안될 뿐더러 고객에게도 해가 될 수 있다.
매트릭스 조직을 잘 운영하면 고객이 원하는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계열사간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다. 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그룹 내에서 진정한 시너지(상승) 효과를 내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 도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의 금융그룹들의 움직임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이상적인 매트릭스 조직 운영의 예로 IBM을 들고 있다. 강 수석연구원은 “IBM의 경우 기존의 계열사 법인별 조직과 매트릭스 조직 이외에 지역별 지휘체계까지 둬 삼중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로써 기능과 영업, 지역간의 균형이 잘 맞아 조직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 소통·보고·책임 불완전하면 오히려 혼란
매트릭스 조직이 이른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제대로 된 의사소통과 보고체계가 확립되지 않으면 기존 법인별 체제와 매트릭스 체제가 뒤엉켜 혼선만 낳을 수 있다.
또 성과평가나 인사고과를 균형되게 하지 않으면 ‘어느 라인에서 특정 조직을 홀대한다’는 갈등의 불씨만 커질 수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매트릭스 조직은 특정 사업부문을 입체적으로 키우고 관리하는 데는 좋지만 그룹 전체 조직의 지휘체계를 엉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시스템을 균형되게 만들지 않으면 기존 종적 조직과 횡적 매트릭스 조직간의 갈등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지주사 내지 지주 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들에게 매트릭스 조직 도입을 강요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지주사가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하면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일정 권한을 지주사 소속의 매트릭스 부문장에게 일부 나눠야 하기 때문에 각 계열사 CEO의 권한을 일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CEO가 매트릭스 부문장을 겸임한다 해도 지주사 차원의 지휘감독을 더 받게 되므로 결국 지주사 지도부, 특히 지주사 회장의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지주사 회장이 그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을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조직 안팎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 :
출처 :금융기업 매트릭스자료 출처:한국금융연구원,김자봉.김동환) 금융기업의 매트릭스조직_KIFFR2010-0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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