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등 가상화폐에 대한 여러 기사가 나오면서 가상화폐가 미래화폐인지 그저 투기의 대상인지에 대한 분석기사들이 눈에 띈다. 조선비즈의 관련 기사를 공유하여 본다.
(출처: 조선비즈 2017.05.29 07:06일자 기사)
[가상화폐 광풍] 하루 40% 등락하는 광기의 시장...거액 잃은 개미 속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비트코인은 채굴 방식으로 얻을 수 있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암호화 문제를 해결하면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발행된다. 발행 초기에는 개인 컴퓨터로도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난이도가 어려워지면서 개인 채굴은 불가능하다. 특히 전력 소모량이 크게 늘면서 웬만한 채굴 장비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구매한다. 개인과 개인이 온·오프라인으로 만나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시간 거래가 어렵고 사기 위험도 있다. 국내 주요 거래소는 빗썸·코인원·코빗 등이 있다. 초기엔 비트코인만 취급했는데 최근에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모든 알트코인)도 취급한다.
기자는 비트코인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거래소를 통해 알트코인 중 하나인 이더리움에 투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투기’에 가깝다. 아무런 호재 없이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더니 26일부터는 또 이유 없이 가격이 폭락했다. 1이더리움의 가격은 26일 하루만에 35만원에서 17만원까지, 무려 48%가 빠지기도 했다. 묻지마 투자와 가짜 뉴스들이 판치고,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투기판인 것이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다. 그래서 투자를 하기 전에 투자 상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 5분만에 회원가입 완료…가상계좌에 현금 충전하고 가상화폐 거래
거래소를 이용한 가상화폐 거래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기자는 국내 대표 거래소 중 하나인 A사에 계좌를 만들었다. 회원 가입 때는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주민등록번호는 요구하지 않는다. 거래소는 가입자가 입력한 이메일 주소로 인증 메일을 보내는데, 이메일 인증을 거치면 2단계로 넘어간다.
- ▲ 5월 한달간 이더리움 시세 변동 그래프/코빗 홈페이지 캡쳐
2단계는 본인인증이다. 성명, 생년월일,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본인인증이 끝난다. 가상화폐 거래에 이용할 금융사 계좌를 등록하고 자동응답기(ARS) 인증까지 마치면 회원 가입은 완료된다. 이때 가입자가 현금을 충전해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전용 가상계좌와 가상화폐 지갑도 함께 생성된다.
거래 방법은 간단한다. 기본적으로 주식 거래와 비슷하다. 가상계좌에 현금을 충전하고 거래소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원하는 가상화폐의 매수 물량, 희망 매수 금액을 입력하고 기다리면 된다. 거래소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시세는 물론, 실시간으로 거래된 가상화폐의 금액과 물량 정보를 제공한다. 투자자는 이 정보를 통해 자신이 거래하고 싶은 가상화폐의 물량과 금액을 설정하면 된다.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격과 물량을 수정할 수도 있다. 매도도 같은 방식이다.
거래소는 가격이 맞는 매도자와 매수자를 매칭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100% 원하는 가상화폐 물량을 사고 파는 것은 쉽지 않다. 예컨대, 가상화폐 100코인을 100만원에 구매하길 원하는 매수 희망자와 99코인을 100만원에 판매하길 원하는 매도 희망자와 거래를 매칭하는 식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그때부터 시세에 따라 투자자의 자산 변동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회원 가입만 하면 가상화폐 매도·매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일부 거래소는 회원 가입 이후 일정 시간 출금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 ▲ 비트코인의 ‘B’ 모양 로고를 새긴 황금색 동전.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는 가상 화폐지만, 현실 세계에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비트코인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동전 모형이다. /블룸버그
◆ 하루만에 수익률 40% 내는 이상한 시장...전문가도 가상화폐·비트코인 구분 못해
기자가 이더리움 투자를 한 첫날인 22일에는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가격 오름세가 계속됐다. 22일 오후 5시 1이더리움을 23만원 가량에 구매했는데 이날 오후 9시쯤 시세가 20만원대 후반까지 형성되더니 다음날인 23일 3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이더리움 시세는 27만~33만원을 오르락내리락했다. 24일 한때 34만원까지 치솟아 기자의 수익률이 40%를 넘기도 했다. 이틀만에 40%라니, 현존하는 어떤 투자 상품에 투자해도 얻을 수 없는 수익률이다.
이더리움에 투자하면서 가상화폐와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 3곳에 가입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상화폐와 관련된 투자 정보와 전망, 투자 체험기 등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대부분 가상화폐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었지만, 간혹 투기 광풍을 우려하는 글도 있었다.
특이점은 투자자 대부분이 가상화폐의 기본 개념을 모르고,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가상 호재’라는 제목의 글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기사들이었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다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금융거래 장부를 분산·저장하는 전자 공공 거래 장부 기술이다.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정보를 ‘블록(Block)’ 단위로 만들어 기존 데이터베이스(DB)에 순서대로 연결(Chain)하는 일종의 분산형 DB기술이다. 가상화폐는 보통 발행주체가 없기 때문에 신뢰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꼭 가상화폐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블록체인이 보안성에서 뛰어나고, 대형 중앙 서버를 두지 않아 비용 절감도 된다는 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투자 전문가들 마찬가지였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면서 자문을 구했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가상화폐 전망을 설명하면서, 주로 블록체인을 얘기했다. 기자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다르지 않냐”고 묻자 이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호재가 가상화폐의 호재”라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같은 것으로 보고 서로 다른 가상화폐의 차이점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요동치는 시세에 투자자들 망연자실…수천만원 잃은 투자자 속출
40%에 달하는 수익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5일 저녁부터 이더리움 시세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26일 오전 30만원대가 붕괴됐다. 이날 오전 이더리움의 시세 변동폭은 25만~33만원. 단 몇분 사이 시세의 20~30%가 오가는 말 그대로 ‘널뛰기’ 장이었다. 그러더니 이날 오후부터 이더리움 가격의 폭락이 시작됐다. 한동안 끝간 데 없이 오르던 이더리움 가격이 이번엔 바닥을 모르고 빠졌다. 토요일인 27일에는 한때 시세가 17만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며칠사이 시세 16만원(고점 대비 44%)이 빠진 것이다. 기사를 쓰고 있는 28일 오후 8시 현재 이더리움은 2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투자자들은 혼돈에 빠졌다. 기자가 가입한 커뮤니티에는 ‘손절해야 하냐’, ‘수백만원을 잃었다’, ‘결국 개미들만 죽었다’ 등 손실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의 글로 도배됐다. 직장인 강모씨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아 지난 25일 저녁 35만원에 이더리움 3000만원어치를 샀는데 27일에 2100만원이 됐다”며 “불과 하루만에 900만원을 날리고 보니 정신이 든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 나와 같이 투자해 수천만원 날린 사람도 있다”며 “가상화폐로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고 결국 우리같은 개미들은 죽어나가는 시장”이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가상화페인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였다. 1비트코인 당 시세는 지난 24일 400만원까지 올랐다가 28일 오후 8시 현재 90만원이 떨어진 3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에 들어가 47%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포렉스 애널리틱스의 애널리스트인 니콜라 듀크는 “비트코인이 2800달러에 도달하면 조정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1780달러 정도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지만 1470달러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대비 달러 교환 시세는 1비트코인당 2800달러 수준이다.
현재 국내외 가상화폐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가상화폐 전망 글에 현혹돼 투자를 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또 가상화폐에 투자하기 전에 가상화폐의 원리와 구조, 규제 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출처: 조선비즈 2017.05.29 07:06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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