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다275942 손해배상(기) (바) 상고기각
[법인격부인론의 적용을 주장하면서 신설회사를 상대로 기존회사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건]
◇법인격부인론을 인정한 사례◇
원심은,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어서 기존회사의 채권자가 신설회사에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음을 전제로 그 판단기준에 관한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다13690 판결의 법리를 원용한 다음, 기존회사인 주식회사 甲(이하 ‘甲’이라고만 한다)과 신설회사인 피고회사 사이에 탄화코르크를 이용하여 벽면녹화 사업을 하는 사업목적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점, 신설 당시 甲의 본점소재지가 피고회사의 본점소재지인 ‘파주시 소재 건물 1층’의 일부분으로 되어 있는 점, 피고회사의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甲의 대표 乙과 그 친형이 포함되어 피고회사 발행 주식 중 절반 이상을 인수하였고, 乙의 동생은 감사로 재직하였으며, 乙을 포함한 甲의 임직원 전부가 일정기간 피고회사의 피용자로 근무하는 등 인적 구성이 동일․유사한 점,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피고회사를 대표하여 乙이 탄화코르크보드를 이용한 벽면녹화에 대하여 발표를 한 바 있고, 피고회사가 甲이 진행한 벽면녹화 사업을 자신의 시공실적으로 홍보하였으며, 특히 甲이 주된 거래처를 피고회사에게 이전한 사정도 알 수 있는 등 사업의 연결성이 뚜렷한 점 등을 고려하여, 甲이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피고회사를 설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회사가 2016. 2.경 설립된 후, 甲은 2016. 5.경 대출금 연체로 채무초과에 빠지게 되었고, 2016. 11.경 폐업하게 된 점, 甲이 이미 피고회사 설립 준비 당시 채무현황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 것으로 보이고, 폐업 당시 약 8억 4,500만 원이 넘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위 채무는 상당 부분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았던 기업지원자금 채무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과 피고회사의 설립시점, 특히 벽면녹화 사업에 있어 중요한 무형자산인 영업노하우와 영업기술, 이를 이용한 거래선 등이 아무런 대가 없이 그대로 피고회사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어느 정도 드러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채무면탈 의도를 인정할 수 있고, 원고의 甲에 대한 채권 중 일부가 피고회사의 설립 이후에 발생하였더라도 설립 당시 이에 대한 채무면탈의 의도 역시 인정되므로 그러한 일부 채권에 대해서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전제하여,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이상 피고회사가 甲의 채권자인 원고에 대해 甲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회사제도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모순,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 법인격부인론을 적용하기 위한 판례의 요건 등을 구체적으로 종합하여 여러 사정을 살펴보아 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기각한 사례
(출처; 대법원 판례속보, 법인격부인론의 적용을 주장하면서 신설회사를 상대로 기존회사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건,대법원 2021. 3. 25. 선고 중요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