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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개인 날
- 나태주
장마철에 모처럼 개인 날
지네발 달린 햇빛이 꼬여서
눈썹 그리고 마당 한 바퀴
입술 그리고 마당 또 한 바퀴
돌고 돌았다는 그대여
쪽빛 하늘에 떠가는 흰 구름배
석류꽃 목덜미 스쳐 든 자귀나무꽃
스쳐 온 바람을 그대에게
실어 보내노니
이런 날은 산속에 숨어 있는
밤송이의 가시조차 약차오르지 않겠느냐고
홍옥이라도 하나쯤
간직하며 살아갈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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