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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요람기, 김은경, 인사아트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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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에는 의자가 셋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의자이고 하나는 우정을 위한 의자이며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의자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의 남긴말 이다.
오늘도 내집의자에서 내려다보이는 양재천, 가을의 양재천이 보여주는 풍경은 마치 내가 과거 인상파시대에서 사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는 들꽃, 새, 나무. 그중에서도 산책로에 즐비하게 서있는 메타쉐콰이어 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즐거운 풍경을 만든다.
그 뚝방길 위에서 그 풍경들이 나에게 말을 건낸다." 어디에 있었니?"
"응, 난 항상 여기에.넌 항상 거기 있었구나?
난 조용히 답을 건낸다.
어른아이세대, 그리고노년의세대,그리고 맑은아이들의 재잘거림과 낙엽을 밟는소리, 강 아지의 멍멍소리, 새들의 지저권이 도시의 소리를 순간 숨긴다.
바로 그 순간 내가 서있는 바로 이곳에 모든 것이 존재하는 듯 하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도 누그러 뜨린다.
자연의 소리에 감춰진 도시풍경은, 아이러니 하게도 원초적인 자연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풍경속에서 난 또 다시 눈으로만 풍경을 담는게 부족한지, 사진기로 촬영을 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자녀들이 바라보는 세상
손주가 바라보는 세상의 따뜻함과 사진기가 주는 차가움을 접목시켜 보았다.
요람기 ; 김은경

'반짝'’
바람이 별을 흔들고 지나더니 어둠의 먼 끝으로 별이 떨어졌다.
밤을 기억하는 속 깊은 쪽빛 하늘로 흐르는 별의 강을, 먼 훗날 이웃의 산허리에서 다시 만났다. 은하수 가슴으로 쏟아져 찬란하던 여름밤, 꺼져버린 반딧불이에 나는 물 었다. 벌써 죽어 버린 거냐고, 반딧불이는 대답이 없었다. 나의 의문은 어른이 되고서 야 풀렸다.
들을 메운 아침 안개 사이로 밤새 내린 별이 반짝였다.
연둣빛 싱그럽게 빛나던 계절의 아침이 지나고 살갗을 조여 오던 여름 볕이 가을의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 하늘이 짙푸른 빛이 되면 마당으로 붉은 감이 떨어졌다.
하늘 깊이 던져 놓은 별 하나가 작은 손에 가려질 때, 그리움은 차가운 공기가 되어 하얗게 번졌다. 볕이 아스라이 지면으로 드러눕는 오후의 시간을 사탕으로 달달하게 보내고, 샛바람 서산으로 해를 실어 보내니 보랏빛 여운을 남기며 사라졌다.
유년의 시간에, 외가 대신 양옥이 들어선 지 오래다.
그것마저도 이젠 텅 비어 아주 먼 이야기가 되었다. 연둣빛 싱그러움이 가득했던 들 녘도 농공단지 지붕으로 촘촘히 메워지고, 흙먼지 날리던 자갈길은 아스팔트 아래로 깊이 사라져 버렸다. 어느 집 손녀라고 반기던 마을 사람들도 오랜 시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 버렸다. 흙담도 사라지고, 회색 시멘트 담만 건조한 표정으로 서 있을 뿐이다.
기억으로 존재하는 시공간을 색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통해, 매년 그 시절의 존재를 확인한다. 세월의 불규칙한 나열, 시간의 불규칙한 흐름은 익숙한 사물과의 조우에서 유년의 시간이 색으로 소환된다. 그곳에 어린 시간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공 기도 바람도, 계절을 채우던 냄새도 사라지고 느껴지는 기억만 남아 있다.
하늘 깊이 던진 별 하나를 다섯 살 손으로 가리니, 반딧불이 환한 빛을 내며 날아올 랐다.
*모든 글의 권한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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