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Pages, Choi Sujin 최수진, 2024.6.5-6.29,갤러리 a-lounge A-L 썸네일형 리스트형 Air Pages, Choi Sujin 최수진, 2024.6.5-6.29,갤러리 a-lounge A-L 시간 뭉치들. 김해리 (아트인컬처 선임기자) 부풀어 오른 아침 해가 선잠을 가로채지 않도록 커튼을 여민다. 수 시간 뒤 그 도톰한 장막을 열어젖히면 새날이 시작된다. 최수진은 커튼을 걷어 어김없이 떠오른 태양을 피부로 느끼고, 무사히 폐를 들락이는 숨을 확인하며 하루를 맞는다. 그는 매일같이 여닫는 커튼을 ‘페이지’에 비유한다. 아침이 밝으면 커튼을 제쳐 하루를 개시하는 습관이 책의 페이지를 넘겨 다음 이야기를 이어 내려가는 감각에 맞먹는다는 것. 커튼과 페이지, 하루와 이야기, 작가는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읽다 만 문장을 더듬어 찾듯, 눈 불인 새벽 간 가물가물해진 지난날들의 기억을 커튼 사이 쏟아지는 빛으로 흔들어 깨우고 '하루'를 연장해 낸다. ‘공기 페이지’는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