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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한솥밥 - 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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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문성해(1963~)

​​기껏 싸 준 도시락을 남편은 가끔씩 산에다 놓아 준다
산새들이 와서 먹고 너구리가 와서 먹는다는 도시락

애써 싸 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
핀잔을 주다가
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한다

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 준 밥이
날개 죽지 근육이 되고
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
밥물처럼 번지는 이 밤

은하수 물결이 잔잔히 고이는
어둠 아래
둥그런 등 맞대고
나누는 이 한솥밥이 다디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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