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교수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을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주제로 다양한 읽을 거리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몰입도 있는 글들이 특히 좋았다. 특히 어린시절 만화와 짧은 글로만 읽었던 로빈슨 크로소를 이제는 긴 글로 다시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 글이 있었다.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의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얘기는 어려운 비즈니스환경와 일치한다. 그의 글을 읽다가 문득 톰행크스가 열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까지 정리하게 되었다.
주어진 것들을 이리 저리 짜맞출 수밖에 없는 이런 문제 해결 방법을 인류학에서는 ‘브리콜라주 bricolage’라고 한다.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서는 이 브리콜라주가 살아남기 위한 힌트와 지혜로 자주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로빈슨 크루소는 정말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상황에서 자기 재량과 책임만으로 개인이 처한 상황을 극복해 가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맨몸으로 남태평양 외딴 섬에서 살아 남아야 했기에 자기에게 닥쳐오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섬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 즉 주어진 것들을 짜맞출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여기 톰행크스 주연의 영화와 그에 어울리는 시집이 있다.
캐스트어웨이Cast Away(2000제작, 톰행크스 주연)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 할 수 있다.
‘캐스트 어웨이’는 철저한 고독속에서 오직 살아남겠다는 의지와 비록 무생물일지라도 유일한 친구인 배구공 ‘윌슨’을 향한 사랑과 희망이 인간에게 얼마나 거대한 힘을 부여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톰행크스가 보여주는 엄청난 고독과 고난의 극한상황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감동이었다.
고립무원의 망망대해 무인도 한가운데 비행기사고로 홀로 남겨진 톰행크스에게 고독은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무인도에서 시간이 많다는 것은, 오히려 너무나 많은 일들을 빈틈없이 처리하던 그에게는 배고픔과 고독만큼이나 지독한 공포자체였다. 이런 가운데 그를 버티게 만든 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배구공 ‘윌슨’이 희망을 그에게 주었던 것이다. ‘윌슨’은 배구공의 상표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자체가 ‘브리콜라주bricolage’다. 즉, 톰행크스는 주어진 상황을 이리저리 짜맞추어 배구공을 친구로 만들어 낸 것이다. 배구공 ‘윌슨’은 그에게 지독한 고독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인류학에서 말하는 ‘브리콜라주 bricolage’다.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1967~ )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를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 속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로빈슨 크루소의 귀향
김수영(1967~ )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마음속에는 언제나 바다
일렁대는 파도와 갈매기르 풀어놓은 바다가 있었지
갈증으로 번들거리는 저 눈
이따금 술기운을 빌려 울기도 하지
추억할 만한 것 없이 늙어가는 것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외로움을 핑계로 떠돌았지
마음속에는 언제나 바다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섬을 집으로 삼는 건 외로운 일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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