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년6개월 만에 최대순익…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수익증가보단 '비용감소' 영향…"일회성 요인 늘어"
[자료 출처 :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은행권이 올해 3분기 3조2000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정작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한 모습이다. 수익증가보다는 비용감소로 인한 호실적이라 수익모델 다변화 없이는 험난한 미래를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권의 실적은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은행 영업실적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7∼9월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1조3000억원을 기록한 작년 3분기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났다.이와 같은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 4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은 지난 2012년 1분기 3조30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한바 있다.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데다 기업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부실채권이 폭증했다. 결국 최근 몇 년 새 은행권의 분기당 순익은 많아야 2조원 수준에서 맴돌았다.
부진하던 실적이 올해 개선 흐름으로 반전된 데에는 은행권의 '비용감소' 노력이 결실을 맺은 영향이 컸다. 금감원 자료를 자세히 보면 수익증가보다는 비용감소가 순익 증가에 더 큰 영향을 크게 줬다.
특히 대손충당금전입액 등 대손비용 항목을 보면 작년 3분기 1조5000억원에서 무려 89.2% 감소한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항목에서만 무려 1조3000억원의 순익증가 효과가 난 셈이다. 덧붙여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는 작년 3분기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은행들의 주수입원인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자이익은 8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2.1%) 늘었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4%를 기록해 1년 전보다 오히려 0.02%p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들의 전통적인 수익모델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민병진 금감원 일반은행국장은 "이자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외환파생이익 증가나 특수은행 대손비용 감소 등 일회성 요인이 늘었다"고 이번 호실적의 이유를 분석했다.
(자료원 : 금융감독원 2016.국내은행의 ‘16.3분기중 영업실적(잠정)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호실적에 은행권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덧붙여 이자수익 추구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 수익확보에는 비상등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상승흐름으로 반전되고 있어 일시적으로 예대마진 폭이 확대되는 상황이 오자 은행권의 수익 추구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면서 "비이자수익의 대표 항목인 수수료 인상에 대한 여론도 매우 나빠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 은행권의 수수료 수준은 주요 선진국 대비 상당히 낮은 상황이지만, 수수료 정상화(인상)에 대한 여론은 매우 나쁜 편이다. 금융소비자단체들 역시 은행권의 수수료 인상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결국 은행들의 수익 대부분을 순이자마진(NIM)이 설명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최근 시중 주요 은행들이 항공기금융이나 해외시장 진출, 부동산 간접투자 등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수익모델 다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비용항목을 줄임으로써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수익 확대' 없이는 호실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눈에 보이는 호실적만으로 속단할 수 없는 위기의식이 업계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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