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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Elmgreen & Dragset «Spaces», 2024.9.3 - 20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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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Elmgreen & Dragset «Spaces»
2024.9.3 - 2025.2.23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전시 《Spaces》를 개최한다. 작가들의 협업 30년을 기념하여 공간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첫 번째 기획이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전시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듀오 마이클 엘름그린(1961-)과 잉가 드라그셋(1969-)은 1994년 처음 만난 이래로 규격화된 전시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하여 일상에 내재된 권력 구조를 탐구해 오고 있다. 대표 연작인 <무력한 구조물>에서는 화이트 큐브에 물리적으로 개입하여 제도적 공간에 내재된 힘과 권위에 도전하였다. 건축 요소를 도입하며 점차 확장된 그들의 작업은 전시 공간 자체를 예기치 못한 환경으로 탈바꿈하여 기존 공간의 기능과 의미를 전복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관의 전시공간을 집, 수영장, 레스토랑, 주방, 작가 아틀리에 등 모두 다섯 개의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 전환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를 스크롤하듯, 불연속으로 펼쳐지는 공간은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세상을 오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살펴보게 한다. 각 공간 안에는 크고 작은 조각 50여 점과 연출품이 공존하여 작가들이 심어 놓은 서사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그림자 '이라는 이름의 단독주택을 만나볼 수 있다.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까지 갖춘 완전한 규모의 집 안에는 가상의 거주자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가족 관계와 일상 생활의 중심이 되는 집이라는 영역은 작가들의 공간 작업 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자 반복적으로 다뤄온 소재이기도 하다. 두 번째 전시실에는 대형 수영장이 자리한다. 물이 빠진 수영장은 오늘날 공공 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암시한다. 수영장을 무대로는 고전 작품을 연상시키는 백색의 조각들이 등장하여 현대의 남성성과 고립 및 성장에 관한 실존적 질문들을 던진다. 이어 펼쳐지는 〈더 클라우드〉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은 세계 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파인다이닝 식당의 요소들을 재현한다. 오늘날 레스토랑은 종종 소셜미디어 소비를 겨냥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제공하는 장소가 되었고, '더 클라우드'는 실제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서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연결된 주방 공간에는 각종 주방 기구를 비롯해 실험실에서 볼 법한 작은 소품들이 혼재되어 있어 산업용 주방과 실험실 사이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견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두 장소의 대조는 기후 변화, 인구 증가, 천연 자원의 감소 속에서 실험실 과학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현세태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투명 커튼을 지나면 작업이 한창인 작가들의 아틀리에가 등장한다. 거울로 이루어진 작가들의 캔버스는 인물 조각을 비롯해 방문자 모두와 주변 공간을 반사함으로써 조각, 회화, 작품, 공간, 관람객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물리적, 개념적 경계를 확장시켜 전시 공간 자체가 작품인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현대사회의 고착화된 단면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기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나아가 숨겨진 이야기를 암시하는 곳곳의 단서를 찾고 조합하여 엘름그린 & 드라그셋이 시작한 이야기를 완성해 가기를 기대한다.
APMA/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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