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흔들리는 코끼리,Elephant in swing, 엄정순, 24.02.02 - 03.16, 두손갤러리

728x90
반응형

흔들리는 코끼리
Elephant in swing
역사와 우화 속 코끼리 이야기를 통해 '본다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다.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란 질문은 나의 작업의 출발이다.
1411년 2월 22일 한반도에 들어온 첫 번째 코끼리의 역사적 사건과 인류의 오랜 된 우화 '장님코끼리만지기'의 코끼리 비유를 서사 구조로 삼아
'본다'란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서사의 연결을 통해 서로 다른 시공간적 순간들이 공존하며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간 개념을 시각화하였다.
이 시간 이미지를 관통하는 것은 '흔들림'이다. 내 작업 속의 대상들은 코끼리에서 나비까지 어느 하나 고정되어 있거나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다.
그들은 흐릿하거나 흔들리거나 생략되어 기존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 흔들림의 표상은 '움직이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란 존재의 변화하는 속성을 말하고 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퍼져 나가며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 속에서 대상의 새로운 의미나 정체성을 찾아보는 시도이다.
한반도에는 원래 코끼리가 없었다. 15세기 태종 때 일본을 통해 한반도에 처음 들어온 코끼리는 당시 아시아 정치외교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 코끼리는 그의 낯선 외모를 비아냥거리는 한 관료를 코로 쳐서 죽여버린다. 나라에서는 졸지에 살인자가 된 코끼리를 외교 선물이라 죽일 수는 없었고 유배를 보내게 된다.
한반도 첫 번째 코끼리의 유배의 여정은 남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이 여정의 선상에 있는 도시에 사는 맹학교 학생들과 『코끼리 만지다 프로젝트 Touching an Blephant project(2009~)』 를 하였다.
코끼리와 맹인들과의 동행은 '다름'과 낯섦'을 보는 우리 사회의 관습적 태도와 마주치면서 역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결핍을 다른 관점으로 보도록 이끌어주었다.
역사적 순간을 예술로 전환하는 탐구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된 경험을 확장하였다. 또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현재의 역사에 참여하며 이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
작가 노트, 엄정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