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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획(劃), 임충섭개인전, 2023. 12. 14- 2024. 1. 21, 갤러리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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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 劃
2023. 12. 14- 2024. 1. 21
갤러리현대는 임충섭의 개인전 《획(劃)》을 오는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의 타이틀 〈획(劃 )》은 서예의 획과 동양 철학의 '기‘, 나아가 작가가 화면에 오일, 아크릴릭과 같은 서양미술의 재료나 일상의 기억과 개별적 역사가 담긴 오브제를 얹는 행위 전반을 포괄하며, 임충섭만의 조형 미학의 핵심이자 근원까지 폭넓게 지시한다.
임충섭은 지난 40여 년 동안 드로잉, 자유형 캔버스, 발견된 오브제, 아상블라주, 키네틱 설치, 사진, 영상, 음향 등 다양한 작업 방식을 통해 한국(동양)과 미국(서양), 자연(시골)과 문명(도시), 과거와 현재, 여백과 채움, 평면과 입체, 추상과 구상 등 양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이렇듯 다양한 형식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농촌의 자연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향수는 동양, 자연, 과거, 여백, 수평 등으로 전유되어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핵심이 된다. 수직적인 빌딩이 가득한 문명 도시 뉴욕에서의 삶과 어린 시절의 들판이 수평으로 펼쳐진 자연에 대한 기억 사이에서 작가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그 둘을 잇는 '사잇' 존재로 인식하며, 이 '사잇' 개념을 창작의 원동력이자 시각적 모티프로 삼는다. '사잇'은 임충의 작품 세계를 함축하는 단어로, 두 장소나 대상 간의 거리나 공간을 의미하는 '사이'와 그것을 연결하는 잇다'를 결합한 단어이다. 동양화의 여백이 미니멀리즘과 연결되듯이 '사잇'의 존재로서 작가는 그의 작품이 양자를 동시에 이해하며 그 ‘사이 관계'를 맺게 하는 '촉매제'이자 '시각적 해학'을 펼친 조형 행위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임충섭은 재료 선택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물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말에 큰 영감을 받아 길거리에서 주워 온 나뭇가지나 흙, 산업 물품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 다. 이를 통해 자연 또는 인간과 문명, 개인의 기억과 현재 사이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정서와 감각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층 전시장을 유적지로 전환하는 〈흙〉 작업에서 작가는 일부 구조물에 자연과 동양의 건축 양식을 상 징하는 곡선을 부여하여 서구 건축의 직선적 형식을 파괴함과 동시에 두 양자 사이의 조화를 이뤄낸다.
작가는 도심의 일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콘크리트나 플라스틱과 같은 공업적 재료와 대비되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의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흙을 직관적인 재료로 사용하여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흙'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의 생명의 근원이자 대자연의 산물이다. 임충섭에게 흙은 어린 시절의 자연과 어머니로 연결되는 매개체로 작용하며 자연,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암 시한다. 나아가 어린 시절 맞이한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깨달은 생명의 유한성과 자연의 순환, 인간의 한계에 대한 통찰이 작품에 잔잔하게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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