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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JI KEUN WOOK
HARDBOILED Breeze
지근욱 하드보일드 브리즈
2023.08.09 - 09.13
선들이 자아내는 환영이 단단하게 여울진다. 지극히 하드보일드한 외양 뒤에 더없이 감정적인 바람을 숨긴 것처럼. 스러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얼어붙지 않을 만큼 유연하게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바람을 생각한다. 다부진 듯 온유한 선, 무정한 듯 세심한 그리기의 시간이 화면에 나란히 축적된다. 엷은 안개를 고운 빗으로 쓰다듬듯이, 그로써 빛을 머금은 공기의 색채를 떠 올리듯이.
몸을 숙여 수평면 위에서 그린 그림은 줄곧 수직 벽면에 오를 내일을 의식한다. 스스로의 내면세계에 응집된 시선을 외부 세상을 대하는 방향으로 일으키는 일이다. 회화의 몸은 그것을 바라보는 몸과 고유하고 내밀하게 관계 맺는다. 지난한 회화의 여정 속에서 선분에 눌러 담은 감정의 색채를 유심히 본다. 올곧은 몸짓이 긋고 간 자리에 남은 색연필 가루의 온난함을, 손으로 그린 회화의 끈기 어린 시간을. 단단하게 여울지는 선분의 세상, 그곳의 울림에 문득 귀 기울인다.
마음은 때로 일렁이고, 때로 가라앉는다.
「하드보일드 브리즈: 단단하게 여울지는」 중 발췌
박미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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