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은 미디어 개념미술 작가로 잘 알려진 페터 바이벨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 전시이다.
페터 바이벨은 1960년대부터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로 활동하며 미디어 아트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 70여 점을 예술행동, 퍼포먼스, 사진, 언어분석, 글쓰기, 시, 비디오, 확장영화, 컴퓨터 기반 설치 작업 등의 주제 아래에서 살펴본다.
페터 바이벨의 작품들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을 거치며 정치•사회 현상에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냈으며 당시 예술에 대한 관습적 견해에 도전했다. 작가는 1960년대 미디어 발전 초창기란 조건 아래 언어이론, 수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했고 더 나아가 실험문학에서 퍼포먼스, 해체주의와 실험영화 등의 주제도 다루었다. 바이벨은 작업 초기부터 타자기, 음반, 마그네토폰, 사진, 영화, 비디오 등 기계장치에 기반한 예술의 전 영역을 실험하며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1966년을 기점으로 바이벨은 자신의 작품에 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시키며 더욱 적극적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제안했다.
페터 바이벨은 예술과 과학 사이를 자유분방하게 넘나드는 작가로서 현재까지도 다양한 재료, 형식과 기술을 통해 자신의 문제 인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작가는 인식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언어와 미디어, 나아가 실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고유한 작품 세계를 통해 '논리적 접근이 지닌 치유의 효과에 대한 믿음(페터 슬로터다이크)'을 기반으로 관객에게 세상을 단순화하여 해석하는 기존의 모델들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작가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예술은 인식의 과정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 센터 (ZKM)에서 개최했던 동명의 전시를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과 ZKM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며 인류의 변화와 사회 현상을 목격하며 자신만의 시각언어를 구축한 페터 바이벨의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순간을 제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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