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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12월의 독백-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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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백         

오광수(1953~)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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