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서작가 개인전
‘Rainbow in blue' 작가노트
장소: 엠 컬렉트 나인틴 갤러리
전시기간: 2023. 2. 10(금)~2. 25(토)
나는 나의 작업을 가상의 낙원을 짓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공간은 현실에 없지만, 동시에 존재하며 작가에게는 그림속의 도상으로 표현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또 다른 형태로 또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린시절의 나는 몸이 약해 밖에 나가 뛰어노는 친구들보다 상대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을 그림 그리기나 독서 등으로 채워 나갔다. 집에 있는 동화책을 다 읽고 또 읽다 보니 조금 더 언니오빠들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때 읽은 책이 동서양의 신화와 역사, 설화 등에 대한 것이었다. 이 신비로운 내용들은 그렇지 않아도 신비주의적인 것에 심취할 나이인 어 린이의 마음에 쏙 들었던 모양이다. 20년이 지나 스스로의 작업을 시작하겠다 마음먹었을 때 그 테두리를 그 신화적 세상으로 설정한 것을 보면 말이다.
나의 낙원은 신화적 상상력에서 기원한다. 신화의 시작은 보통 이러하다. 하늘과 땅, 물, 불이 생기고 자연환경이 만들어진다. 곧 그들의 이름은 신의 이름으로 대체된다. 후에 주체적 자아들이 출현한다.
나의 작업에서 역시 동양신화와 민화에서 영향을 받은 환경에 작가의 상징을 투영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작품 속 아이콘>
1. 호랑이
나의 어린 호랑이는 자아의 페르소나이다.
호랑이는 힘이 강한 동물이다. 나의 작품속에 이 호랑이가 아직 어린 형태로 표현되는 이유는 "잠재력”"무한한 가능성"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직 어려서 약하지만 결국은 낙원의 주인이 될 존재. 이것이 호랑이의 상징이다.
나는 앞으로 이 호랑이가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작품을 그려 나갈 것이다.
2. 푸른 기린
푸른 기린은 나의 꿈에서 본 존재이다.
이 동물은 동양의 영수 기린(麒麟)인데 본래는 당대의 천재나 세자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뛰어나게 총명한 아이를 기린아라고 부른다.
어리고 철모르는 호랑이에게 총명한 기린은 아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나의 성장과정에 만났던 나의 소중한 친구들의 상징이다.
3. 용=잉어
나의 낙원에서의 용의 기원은 잉어이다. 나는 전에 잉어가 나의 낙원에서 가장 힘이 센 존재이며 보호자이고 신에 가까운 상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린 아이의 세상에서 보호자는 신의 위치를 가진다. 그 신은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어린 자아의 테두리를 결정하며 그 성장에 지대 한 영향을 준다. 용의 의미는 가호, 보호가 된다.
그 외에 나의 작품은 동양의 여러 도상을 차용한다. 예를 들어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소나무와 모란, 구름, 물, 학 등 나의 낙원에 의미를 차용하여 배치하고 거기에 개인의 기억이나 추억을 접 목시켜 재탄생시킨다. 이것은 객관적 낙원을 주관화하고 그 주관화 된 낙원을 보여주고 관람자의 개인의 추억이나 공감과 작용하고자 한다. 이는 어떤 사람이 개인의 이야기를 진실하게 할 때 각 자에게 다른 경험이지만 같은 감정을 공감하게 된 순간을 찾아내는 것과 유사하다.
나는 나의 작업을 평생의 기록으로 곁에 두고자 한다. 그림일기인 셈인데, 일기는 늘 과거에 기인하고 다소 꾸밈과 은유, 상징이 많아 동화나 신화처럼 펼쳐질 것이다.
이번 ‘Rainbow in blue'개인전은 전체적인 Color way를 Blue mood로 축약하고 꿈과 희망의 상징 Rainbow와 작품 속 대표 Icon인 푸른 기린을 개인전 메시지의 주제로 표현하였다. 또한 최신작인 롤플레잉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기존 아이콘의 비례와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하였다.
이번 개인전이 작가 노이서의 작품 세계를 함축적이고 심도 깊게 이해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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