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썸네일형 리스트형 살아남기 위하여 - 정호승 살아남기 위하여 정호승(1950~) 사람에게 절을 하지 않고 사람이 쓴 모자에게 절을 하고 살아남았다 사람에게 절을 하지 않고 사람이 앉은 의자에게 깊숙이 허리 굽혀 절을 하고 매일 아침마다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날 밤이면 첫눈이 내려도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가 되는 일이 더 힘이 들었다 훌륭한 남편이 되는 일은 더더욱 힘이 들었다 한번은 모자를 집어던졌다가 내 모가지가 날아갈 뻔했다 의자를 집어던졌다가 내 다리가 고층 빌딩 창밖으로 내동댕이쳐질 뻔했다 다행히 간신히 살아남았으나 이웃을 위해 언제나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 눈 오는 날이면 새보다 먼저 눈길을 걸어가 내 슬픈 발자국을 남기기도 하고 거리에 나가 하루 종일 빈 밥그릇을 들고 서 있는 눈사람이 되기도 했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