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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 KWANG YOUNG
Aggregations:
Resonance, In-between
2024.12.4 - 2025. 2.16
ganaart
카나리아 알레고리의 소환(召喚)에 의한 우리시대 상실한 노스탤지어의 복원 : 전광영의 생애의 작품 <집합>이 구현한 글로컬리즘의 한국적 화두(畫頭)
김복영 | 미술평론가/전 홍익대 교수 철학박사• 미학예술학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s)은 그가 말하는 이를테면 동양철학의 고전인 <논어(論語)>의 부분집합으로 상정시켜 작품으로 치환시킴으로써 이루어진 사건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의 귀결을 이렇게 술회한 바 있다.
한자와 한글이 빼곡히 씌여진 삼각형 조각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사상을 품은 소우주(小宇宙)다.
소우주를 관장하는 신(神)인 작가에 의해 세계가 새롭게 배열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 전광영 「작업노트, 중
이 언급에서 그의 집합은 세계가 세계화되는 이른 바 세계상(世界像, a picture of the word, Wettbild)을 조형하려는 데 뜻이 있었다. 이를 작가는 이렇게 힘주어 말한다.
이는 마치 전쟁중인 인접국들의 격한 충돌에 의한 산맥으로 돌출시켜 표현되기도 하고 큰 홈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화폭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큰 홈과 돌출되어 있는 무더기는 보다 격한 충돌,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는 사건들을 상징한다. 그러기에 환조(丸彫) 같은 검은 구(球)들과 회오리의 이미지는 우리 주위의 수많은 사건과 진실 심지어 검열과 조작에 의해 격리되고 마는 마치 진시황제의 분서갱유(焚書坑儒)처럼 비극으로 기억되었다가 후대에서 사라져 버리는 수많은 이름들에 대한 진혼곡(鎭魂曲, equem)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전광영 작업노트 중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집합>은 다중 의미의 스펙트럼으로 읽힌다. 한편에선 빅뱅 이래 지구촌이 겪고 있는 물리적인 격변으로서 동요와 그 후의 안정에 이르고, 다른 한편에선 인간사의 역사와 사회사에서 볼 수 있는 진영 간의 충돌과 화해. 그리고 인간 상호 간의 불화와 타협에 이르는 온갖 세계상의 사영(射影, projection)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그는 바로 이러한 다원적 세계상의 조영(造營)을 빌려 우리가 현대를 살면서 잊고 있었던 노스탤지어(還鄕)하려는 데서 그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상을 구현하고 이를 21세기의 현안과제로 부각시킴으로써 글로컬리즘의 한국적 해법을 제기했다는 데 최종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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