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김선두 개인전, 푸르른 날, 2024. 07.17- 08.17, 학고재갤러리

728x90
반응형
김선두 개인전: 푸르른 날
지금, 여기 김선두의 '푸르른 날'이 펼쳐진다. 서정주는 개체적 자아를 넘어서 본질적 자아, 온 우주와 하나 되는 인식의 환기에서 오는 그 깨달음의 기쁨을 '푸르른 날'이라고 노래했다.
'푸르른 날'에서 시인은 자신의 감정을 마치 꽃처럼 절정으로 피어오른 단풍에 이입하여 단풍을 통해 자신을 초월적으로 보고 있다. 단풍이 꽃 같은 절정에 이른 까닭은 끝없는 투쟁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욕망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욕망을 내려놓자 초록의 나뭇잎은 비로소 절정에 도달했다. 봄에 여린 싹으로 핀 초록의 잎이 모진 바람 견디며, 한여름 뜨거운 햇살에 저항하다 지쳐, 더 이상 그런 다툼의 욕망, 삶의 의지를 내려놓았을 때 초록은 단풍의 절정으로 피어났다. 욕망을 내려놓았다 해도, 눈이 내리고, 새봄이 또 올 걸 상상할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아쉬움과 서글픔의 감정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너와 내가 같듯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을 안 순간, 머릿속에서 세상이 밝아지는 '푸르른' 깨달음이 생겨났다.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너와 나는 본질적으로 하나다. 시인은 그것을 머리가 아니라 정감으로, 몸으로 깨달았다.
이번 전시에서 김선두 역시 살아가며 순간순간 느낀 삶의 의미를 이미지로 직조하여 형식화함으로써 우리에게 그 '푸르른' 깨달음의 세계를 낮별, 아름다운 시절, 밤길, 지지 않는 꽃, 이 네 개의 범주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낮별>, <아름다운 시절>, <지지 않는 꽃>, <싱그러운 폭죽>과 같은 작업은 이곳과 저곳, 이 세계와 저 세계와 같은 상대적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김선두의 '푸르른 날」 발췌 | 김백균(중앙대학교 교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