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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준 희
solo exhibition by An Joon Hee
필무-筆舞
2024.6.19. (wed) ~ 6.24. (mon)
G&J 갤러리 인사아트센터
안준희의 筆舞展에 부쳐
성진기(철학박사)
안준희의 작품은 작품 앞에 선 사람을 카오스에 빠뜨린다. 선과 면의 무게 중심, 회화인지 서체인지, 자연인지 사물인지 혼란에 빠뜨린다. 부드러운 척하다가 검객처럼 날카롭고, 자유분방을 위장한 억압에 굴복해야 한다. 평온을 앞세운 온유한 노랑은 음산한 잿빛으로 변신한다. 파랑으로 출렁이고, 진홍으로 절규하다가 마침내 어두운 먹색으로 명을 다하는 색의 번뇌를 견뎌야 한다. 카오스의 극치는 화면 위의 형상들이 출구가 없어 작가의 염원인 구원을 향해 절규하는 모양이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안준희를 사랑하고 싶어진다.
(중략)
그간 작가는 그림에 영혼을 맡기고 사람 노릇에 몸을 받쳤다. 고독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드디어 작품들은 자신의 삶과 화해를 이룬 듯하다. 무릇 작가는 보이는 것을 보여주려는 작업을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것이다"라는 끌레의 말대로, 안준희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초월적 세계의 보이지 않는 심처(深處)를 형상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제 해방된 손목으로 분방한 붓의 춤을 따라 응하면 된다. 순수한 자아로 돌아가 미의 요정을 영접하는 춤을 추면 된다.
運筆(운필)이 아닌 筆舞(필무)에 순응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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