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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흥덕의 극장- 사람•사물•사건, 2024. 5. 1. - 6. 15.,관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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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의 극장- 사람•사물•사건
2024. 5. 1. - 6. 15.
관훈갤러리
맑고 화사하고 달달하되 비릿하다. 자본주의적인 유미적 감각으로 부르조아 특유의 계급적 욕망을 투명하게 형상화한 화면엔 안락함과 긴장감, 나른함과 공격적 방어본능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철저할 정도로 쾌락적인 그리기로, 그런 쾌락을 준거로 지향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공격성의 미적 쾌감이 주사 바늘처럼 내 피부를 뚫고 근육으로 침투한다, 서늘하다. 그리고 좋다. 서사로부터 감각으로, 감각에서 의식으로, 의식으로부터 심리로, 그리고 그런 중첩된 심리들로부터 인식을 거쳐 마침내 형상 회화의 매력적인 지점을 확보한 이흥덕의 근작 얘기다.
이흥덕은 쉼 없는 형상보의 체화와 축적을 통해서 형상을 구현해낸 작가(라고 나는 여긴)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 근 작에서 이런 진화된 시각과 촉감으로부터 유래하는 촉지해서 적 상징성이 야기하는 미적 쾌감은 더 선명하게 도드라진다.
놀랍다. 영화처럼 드라마틱한데도 오히려 더 현실적인 생생함 으로 현전하는 화면은, 그래서 그 예민한 감각을 넘어서는 리얼리티로 내 몸과 마음에 각인 된다. 한국 현대 형상 회화에서 하나의 지점을 확보한 것이라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이 말은 이흥덕이 자신의 주제와 회화적 문법과 어법을 고수하면서도, 쉼 없는 그리기의 변주와 확장을 통해서 새로운 미적 지점을 창출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도 70이 넘은 나이에.
이제껏 민중미술을 위시한 여타 비판적 미술의 양식적 궤적에 서 벗어난 지점에 도달한 이흥덕만의 유니크한 형상적 스타일은, 자신을 포함한 소시민의 개별적 개인사들이 한 시대의 집단 정서로 확장하곤 다시 개별적 미감으로 환원하는 회화언어다. 사건과 사실의 기록이란 기계성을 넘어서서, 사람-사물-사건이 날 것으로 조우한 상황에서 돌출하는 현상을 감각적 인지이자 인지적 감각으로 포착한 형상으로. 그것은 긴 시간 부조리한 세계와 반복적으로 대면해서 작가 내면에 점착된 심리와 (무)의식의 토로지만, 그의 이런 정직한 반응은 타자에게 미적 프로세스로 작동하면서 우리 시대를 직관적으로 감지하 고 반성할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
그 미적 형상들은 사람-사 물-사건이 관계하는 삶의 기록이자, 반대로 그 기록을 소화해 낸 소시민 작가 이흥덕 본인의 진술이자 표현이 뒤섞인 배설물 이기도 하다. 화면이라는 분자가 체험과 성찰과 미감이란 분 모를 불편하게 이끌어낸 결과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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