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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드로잉과 자유정신, 김근중 탐구전, 2024. 2. 1- 3. 1, 갤러리마리 제2전시장 (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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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과 자유정신

드로잉 정신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연에서 나왔다. 수많은 존재들, 자연현상이나 이치 또는 법칙들 모두 자연에서 비롯되었다.
이것들은 무목적으로 생겨난 것이겠지만 인간이 목적을 갖고 바라본 결과라 할 수 있다. 자연은 무목적이어서 자유자재하고 자유 자체이기에 애초에 선악이란 것도 설 자리가 없다. 다만 인간만이 선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원초적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현상을 경험하면서 터득한 생장소멸, 희노애락, 고저장단 등의 상대적 개념들은 우리 삶의 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상대적 개념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선악으로 분별하여 선은 취하고 악은 억압, 배제하려는 데에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갈등과 투쟁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집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법과 규칙, 규범과 윤리 등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강조와 억압과 금기라는 것이 만연되고 훈습되어 급기야 우리들의 관념을 지배하고 속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자기 식견에 의한 선만을 고집하고 반대되는 것은 배제해 버리려는 독선적인 행동태를 갖게 된 이기적인 분열된 주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의 자생적 자발적 흐름에 위배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상대적 개념 중에 어느 하나만을 집착하여 스스로를 가두는 어리석음을 깨우쳐 파편화된 주체를 벗어나 충족된 주체가 되는 길을 알려주기 위해 종교와 철학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에덴에서 선악과를 먹고 급기야 쫓겨났다거나, 어린아이의 상상계에서 언어화된 상징계의 이입으로 성인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말하는 성인이라는 이성적 주체는 이와 같이 분열된 주체인 것이다. 어린아이의 천진난만과 무한 상상을 잃어버린 반쪽짜리 인간이 바로 현대인 즉 우리들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예술 또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규범과 법칙과 질서에만 매여있는 예술은 자유를 상실한 온실 속의 식물과 같다. 온실 밖, 야생의 토양과 공기를 모르는 뿌리 잘린 식물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라깡은 사회 내에서만의 승화는 진정한 승화가 아니라고 했다. 타자의식을 벗어나고자 하는 죽음으로의 충동으로 규범을 깨뜨릴 때 나오는 희열이야말로 진정한 승화라 한 것이다. 동양에서의 파격이라던가 무위자연 역시 이것과 다르지 않다.
드로잉 정신 즉 회화 정신이란, 예술이야말로 유일무이하게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것조차도 표현이 가능한 자유의 장(場)이기에 규범적인 사회의식에만 매여있지 말고 원래 선악이 균형과 조화를 이뤘던 자연상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사회화된 의식과 우리들 내면에 은폐되어있던 의식 모두 자신의 의식이므로 이를 통합하여 예술의식, 예술정신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때 비로소 중도(中道)의 삶과 예술로써의 진정한 자유정신, 드로잉 정신은 발현될 것이라 본다.
나의 드로잉 작품들은 바로 이러한 예술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화면의 상징적 요소들은 대자연 존재들의 끊임없는 생멸을 상징한 것이고, 색면과 선들은 우리 삶에서 즉흥적 찰나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이념과 욕망, 감정들을 조형적으로 구현한 예술 언어들이라 하겠다. . 김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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