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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전시회) 고성희 유리조형전, 2023. 2. 28. FRI - 3. 15. WED, 갤러리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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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희 유리조형전
글 : 이봉순 (미술이론, 조형예술학 박사)

투명한 신체 표면의 경계에 존재하는 은유의 세계고성희의 조각의 인체의 파편들은 그리스나 로마 조각의 파편들은 연상시킨다. 그러나 영롱한 빛과 아름다운 색채를 지닌 유리의 재질감 덕분에 또 다른 감각으로 관객을 인도한 다. 삼차원형상을 지닌 조각은 눈에 볼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이 위치한 공간과 더불어 전신감각, 즉 촉각에 관여한다. 촉각은 신체에 내재되어있는 내적 공간 감정이며 시각은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조각의 물성 과 중량감을 느낄 수 있는 빛과 관련된 현상학적 지각 영역이다. 실재로 빛에 의한 미묘한 변화 혹은 직접적인 변화는 로마 조각, Trois Graces 그룹의 파편 : 다른 신체의 팔이 있는 여성의 토르소, 기원 후 2세기 초, 대리석, 43.5x19.5x14.4cm, 로댕미술관, Co. 423
에 드러나 있는 것처럼 광채와 그림자를 발산한다. 빛이 조각을 둘러싸고 있음으로써 조각의 굴곡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각에 의존하는 회화와 달리 빛은 조각에서 우리가 쓰다듬거나 만지도록 권유하는 것으로서 울퉁불퉁하 거나 두껍거나 얇다는 등을 촉지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객과 조각상의 촉지적인 연결은 충만과 비어있음의 유희에 대한 가장 중요한 관 점을 최대한 제공한다. 조각상은 우리가 지니고 있는 것들과 연관되어 모든 볼륨이 지닌 충만과 공백의 상호교체에 대한 감정으로 인식되어진다. (VAN LER (Henri), Les arts de l'espace(공간의 예술들), ed. Casterman, S. A, Tournai, 1971, Belgique p.198-202 참조) 고성희의 유리 조각에서 이러한 촉각과 시각에서 유발되는 충만과 비어있음은 더욱 강하게 관객을 압도한다. 게다가 고성희 유리 조각은 투명함과 불투명함의 극과 극의 이중적인 모든 단계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의 특성을 지녔다. 왜냐하면 고성희 작가의 작품 제작 기법은 주로 슬럼핑Slumping 기법(불에 타지 않는 소재 또는 열을 유지하 는 형틀 위에 유리를 얹고 중력에 의해 주저앉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주조(출품, moulage)하여 원형을 만드는 고성희의 작품 제작 과정은 용적이 중요한 조각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그 원형 위에 유리를 얹고 높은 온도의 가마에 넣어 완성된 그의 조각은 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댕 조각과 전혀 다른 '형상의 실루엣'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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