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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꽃
- 박정원
눈물로 산다 눈물은
밥그릇을 들게 하는 힘이었으므로
기쁨 한 방울 슬픔 한 방울
마르지 않을수록 좋아라
풀어야 할 응어리들은 한결같이
내가 기른 짐승이었으니
갇혔던 당신을 꺼낸다는 것은
삼각파도처럼 홀로 앉은 나를
젓가락으로 집어낸다는 것이었으니
훌쩍 뛰어넘을 수 있도록
눈물다리를 놓아라
몸속의 섬이여 가라앉아라
펑펑 울고 나면
회오리치던 폭풍우도 고요해질 것이니
먹장구름 열어젖힌 방울마다 일제히
손을 흔들 것이니 결국엔
사람과 사람 사이가 눈물이더라
같은 쪽을 향하여 피는 꽃이더라
ㅡ 시집 “꽃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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