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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국내

분꽃에게 - 이해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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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에게

이해인수녀

사랑하는 이를
생각할 때마다
내가 누리는
조그만 천국

그 소박하고도 화려한
기쁨의 빛깔이네
붉고도 노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땅에서도
태양과 노을을 받아 안고
그토록 고운 촛불
켜 들었구나

섣불리 말해 버릴 수 없는
속 깊은 지병(持病)
그 끝없는
그리움의 향기이네

다시 꽃피울
까만 씨알 하나
정성껏 익혀 둔 너처럼

나도 이젠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의 씨알 하나
깊이 품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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