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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권갑칠의 한국화, 《산수지음에서 속리탄금으로》, 2023. 11. 22(수)- 2023. 12. 4(월),인사아트센터2층 충북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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慧苑 권갑칠 작가의 한국화

글. ART89 김경숙

다음은 작가의 작품 혜원애(慧苑愛)이다.
'레위시아코틸레톤‘. 이 작품의 의미는 치유의
신' 이라고 한다. 하얀 흰 천을 머리에 쓰고, 정면으로 서 있는 인물이 있다. 두 손에는 한아름 꽃다발을 들고 있다. 얼굴은 채색되어 있으며, 신체의 나머지 부분은 선으로만 처리되어 있다. 인물의 정면 구도는 형태를 명확하게 잡아주고, 얼굴의 채색은 인물의 표정을 읽게 해 준다. 그리고 신체의 간략한 선과 배경의 여백은, 인물을 중심으로 전체적 구도를 잡게 하고 있다. 직전 작품들이 자연을 중심으로 보여주었다면, 지금은 인물 중심으로 꽃(자연)을 끌어 들이고 있다. 한다발의 꽃은 작가에게 주는 선물이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축하의 꽃다발이다.

‘慧苑愛’. 제목을 풀이하면, '혜초가 자라는 나랏동산 사랑'이란 뜻이다. 정원의 꽃들은 작가의 상상화(花)이다. 상상은 머리속으로 그려지는 새로운 세상이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있는 ’작가가 사랑하는 정원'이다. 길들은 여백으로 처리되어, 그 길 위로 이리 저리 노니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준다.

'해탈의 문‘. 담장 안에 수국이 활짝 피었다. 수국 핀 그곳에서 나올 수 있게 담장에는 손잡이를 달아 놓았다. 안과 밖의 경계는 막혀 있지 않고 언제라도 오고 갈 수 있다. 경계에 있는 손잡이는 해탈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상징적 존재이다.

‘추억의 솔렌자라’. 작가의 추억 속에 있는 샹송을 모티브로 하여 제목을 붙였다. 노을 진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가을과 어울리는 그림이다.
하늘과 바다에는 빨간 채색이 강렬하게 스며 있다. 한국화의 어떤 양식도, 기법도 설명이 필요치 않을 거 같다. 그저 바라보면 행복하다. 먹과 선묘의 쓰임이 자연스러워 사물이 불필요하게 의식되지 않는다. 전경에 보이는 다리는 인간과 자연을 연결해 주고 있으며, 작가와 자연은 서로 마주하고 있다.

‘하얀밤’, 달이 떠 있고, 은은하고, 아련한 달빛 아래 꽃이 피어 있다. 그리움인지…. 꽃은 달을 향해 몸을 돌리고 손짓하고 있다. 그림의 시상(詩想)이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밤, 달빛, 꽃의 공기가 섞여 전체를 묘하게 감돌고 있다.
모두, 일상의 행복이며, 慧苑愛이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우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가볍고, 경쾌하다. 그동안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산을 오르고... 이젠, 산의 꼭대기에서 내려와 일상으로 돌아온 작가의 발걸음이 가볍다. 자연의 햇살 아래 그네를 타고, 정원에는 작가가 사랑하는 꽃들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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