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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그리고 산책에서 찾는 비즈니스의 기회/책 , 영화, 음악, 그림 그리고 전시회

(전시회) 낙하시킨 물감의 점들, 박하윤, 갤러리 정, 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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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시킨 물감의 점들-
오래 전에 박하윤이 대학원 석사논문으로 쓴 작가는 「키스헤링」이었다. 그가 이 논문을 쓸 당시에는 「헤링」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어서 「헤링」의 외서를 여러 권 주문했던 기억이 있 다. 헤링은 미술사적으로 볼 때 낙서화가이고 인체의 형태를 끊임 없이 그려대는 작가라는 측면에서 현재 박하윤 작가가 하고 있는 색깔의 뿌리기 작업과는 대비된다.
작가 박하윤은 거의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다. 그의 회화는 전혀 형태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간혹 그 물감 뿌리기 작업에 슬쩍 드러나는 한 개의 단어 글자가 보일 뿐 전체 화면은 촘촘히 또는 중첩하여 뿌린 무수한 물감의 작은 점들이 중첩해 있을 뿐이다. 이렇게 그의 뿌리기 행위는 어떻게 보면 형태의 외곽선이나 뭉쳐진 형태로 드러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어떻게 보면 이 뿌려진 작은 점들의 상태성은 작가가 그의 작업기에서 말하듯이 "「우주 공간의 별들」이고 「바다의 모래」이고 「작은 또는 넓고 깊은 우주」이며 「무 한의 시간들」"이다.
그의 작업기에는 그렇게 보거나 느끼도록 가능성을 열어 기록한 것처럼 그의 전시장에서 관 객이 나름대로 각자가 어떻게 보든 간섭하거나 말리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된 듯 하다.
그는 이 작업을 꽤 끈질기게 계속해 왔다. 그가 어떤 처지에 있었던지, 누가 말려도 하다못해 아무도 모르게 시간만 허락한다면 지독하리만치 그는 이 작업을 지속하고 상당량의 작업 들을 소유하고 있다. 나는 그의 이 작업을 처음 보는 순간 좋았고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느끼고 중요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의 집중력과 지속력으로 볼 때 조만간 엄청난 스케일의 작업량과 기량이 들어날 것으로 본다. 그는 절대 조바심 치거나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 은 현재까지의 그의 줄기찬 그리고 흔들림 없는 태도로서 확신되는 것이다.
그가 쓰고 있는 색채는 원색에서 밝은 색에 이르기까지 또는 어두운 색에서 진한 색에 이르 기까지 그가 삶속에서 가졌던 견고한 태도가 색채의 톤으로 녹아서 반영된 것으로서 은은하 지만 쉽게 살아지지 않는 굳건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가려는 또 다른 모든 의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그의 색채와 화면에 뒤덮여진 상태는 그간의 다른 나라의 작가들이 갖고 있었던 것 들과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의 평면 작업은 어느 공간에 위치해 걸려도 당당하게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로서 매우 유니크한 기저들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것은 또 한편 그의 어지간한 고집스러움과 괄괄한 성질이 다 다스려진 참음과 인내가 평화롭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박하윤이라는 이 작가가 지금 괜찮은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확신한다.
2023. 이건용 (현대 미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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