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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이혁, 나는 어둠을 그리지만, 빛을 그린다, 2025.04.24 - 2025. 05.24,두손갤러리

ProfitPilot and NatureNexus 2025. 4. 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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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YEOK

나는 어둠을 그리지만, 빛을 그린다
Where Shadow Meets Light

2025.04.24 - 2025.05.24

이혁의 회화는 늘 질문에서 시작된다.
정확히 말하면, 경계에서 오는 불안과 충돌, 그리고 그 사이에 서 있는 자신에 대한 응시다.
그가 처음 접한 미술은 대상을 충실히 따라 그리는 재현적 회화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접한 서양미술사와 동시대미술은 그에게 낯설고 모호한 미감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북한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한국의 전통미술, 그리고 추상과 개념의 언어가 중첩되는 그 지점에서, 그는 혼란을 선택했다. 그리고 바로 그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론을 길어 올린다.
이혁의 화면은 정리되지 않은 충돌의 현장이다. 구상과 추상, 표현과 절제, 익숙함과 낯섦이 불안정하게 공존한다. 지우고, 긁어내고, 덧입히는 과정은 일종의 회화적 수행이며, 반복된 행위는 마치 정체성을 되묻는 사적 고백처럼 읽힌다. 그의 화면은 기억의 지층이며, 존재의 흔적이다.

"나는 어둠을 그리지만, 빛을 그린다.
부유하지만, 정착하고자 한다."
- 이혁

작가의 이 문장은 그의 회화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진술이다. 특히 산수화 연작에서 그는 풍경이라는 틀 안에 심리적 공간을 구성한다. 이 산수는 더 이상 자연을 닮은 풍경이 아니다.
이 곳은 자본과 이념의 질서로부터 자유로운 내면의 피난처이며, 그리운 존재들에게 조용히 안부를 전하는 정신적 이상향이다.
그의 자화상 연작에서는 또 다른 방향의 응시가 이루어진다. ‘개‘의 형상으로 구현된 자화상은 인간과 사회, 나와 타자 사이의 거리와 긴장을 은유한다, 한국 사회에서 마주한 관계의 거리감, 그리고 이주자로서의 자의식은 경계에 선 한 마리 동물의 시선과 몸짓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근 형상은 해서 이전에 먼저 감정으로 다가온다.
이혁의 회화는 분열된 세계를 고스란히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것을 회화의 언어로 정제하며, 사유와 감각이 만나는 모호하지만 단단한 지점을 제안한다.
그의 작업은 어떤 정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불안정한 화면 앞에서 우리는 문득 자신만의 산수'를 떠올리게 된다.
그 풍경은 어쩌면 우리가 오래도록 잊고 지낸 마음의 자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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