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왜 코카콜라 출신을 데려왔나

글로벌 인재 영입, 더 공격적으로 애플·구글 등 IT 업계뿐 아니라 은행·음료 회사 출신도 스카우트 벤처 성공한 前삼성맨 다시 부르고 인재 확보하려 아예 회사 인수

삼성전자는 이달 초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보다폰에서 8년간 스마트폰 사업본부장을 지낸 패트릭 쇼메를 스마트폰 담당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그는 보다폰에서 스마트폰 기획을 총괄했던 인물로 지난 6월에는 보다폰 전용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스마트폰 플래티넘 7' 출시를 주도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제품 기획과 서비스 혁신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엔 애플에서 애플 스토어 디자인 및 개발 이사를 맡았던 사이먼 오초버 상무를 영입했다. 미국 의류 업체 갭(GAP)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오초버 상무는 모바일 제품 매장 디자인과 관련한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이후 외부 기업 인수·합병(M&A)과 함께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구글·IBM 같은 정보기술(IT) 업계뿐 아니라 존슨앤드존슨·코카콜라 등 이종(異種) 업종에서도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수혈하고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유창한 외국어 능력과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코카콜라에서도 인재 속속 영입

IBM에선 인공지능(AI)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했다. 지난 8월 입사한 IBM 왓슨연구소 팀장 출신 김민경 상무에겐 가전 부문 클라우드(가상 저장장치) 솔루션 연구소장을 맡겼고, 이달 초엔 구성기 IBM 글로벌 솔루션 사업본부장을 스마트 가전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근무한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정재연 상무도 최근 삼성전자에 합류해 클라우드 플랫폼(기반) 개발에 투입됐다.

인재 영입은 은행·생활용품 기업·음료 회사 등 다양한 이종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초 스마트폰 판매 부문에 영입된 최승은 전무는 미국의 생활용품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글로벌 베이비케어 본사 사장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이다.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 TV 마케팅을 맡고 있는 한승희 상무는 미국 애틀랜타의 코카콜라 본사에서 글로벌 브랜드 감독을 맡았던 마케팅 업계 베테랑이다. 삼성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의 비즈니스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 웰스파고 은행에서 결제 전략을 담당했던 김현정 상무도 영입했다.

벤처 창업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SDS 출신인 박성파 상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격 비교 사이트 마이사이먼닷컴과 소셜 게임 업체 아케이디아 등을 창업했다가 올해 초 삼성전자로 돌아왔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도 인재 확보 위한 디딤돌"

삼성전자는 기업 인수·합병도 인재 확보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의 인공지능 벤처기업 비브 랩스를 인수한 배경엔 다그 키틀로스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를 개발한 실리콘밸리의 간판 개발자인 점도 고려됐다. 삼성전자 이인종 부사장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명망이 높은 비브 경영진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인재를 추가로 영입 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고급 가전 업체인 데이코와 글로벌 자동차 부품·오디오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것도 해당 분야에서 해외 인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해외 인재들이 과거보다 삼성의 영입 제안을 훨씬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닷컴, 20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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